항원과 면역(antigens and immunity)
항원(antigen)이라는 것은 외래 물질로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의미한다. 한편 위장관 내에 있는 거대 분자의 물질들은 항원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 물질들은 일단 분해되어 저분자량의 물질이 되어서야 비로소 체내로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원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분자량이 커야함은 물론, 어느 정도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면역계가 인식할 수 있는 특정한 형태를 취할 수 있기 떄문이다. 항원은 복잡하고 큰 분자량의 물질이다. 그러나 면역계는 항원의 극히 일부부만을 인식하며, 이 부위를 항원결정기라고 한다. 각 항원결정기는 면역계가 인식할 수 있는 특정한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각 항원별로 고유의 독특한 항원결정기가 존재한다. 분자량이 큰 물질의 경우 여러 종류의 항원결정기가 다수 존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강력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서 항원성이 매우 강력하다고 말한다.
생체에는 림프 조직이 체내 전반에 절쳐서 분포하고 있으며, 항원을 신속하게 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편도(tonsil)는 결체조직 내에 존재하는 림프 조직 중의 하나로 인후의 후미에 존재하는데, 비강이나 구강을 통하여 침입하는 미생물을 이곳에서 바로 잡을 수 있다.
생체는 동맥과 정맥 외에도 소혈관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림프관은 조직에서는 작은 모세관으로 뻗어 나와서 나중에는 보다 큰 림프관을 형성하여 림프절로 들어가는데, 이를 통하여 림프절로 유입된 체액은 다시 혈류로 유입된다. 림프관을 통하여 유입되는 체액을 림프액(lymph)이라고 부른다. 세포와 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체액이 모아져서 림프액이 된다.
혈액이 모세혈관으로 유입되면 수분과 저분자량의 물질들은 혈관에서 나와서 세포 내로 들어갈 수 있으며, 이를 통하여 세포들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혈액 중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은 혈류 내에 다량의 체액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단백질에 의하여 형성된 삼투압에 의하여 수분이 혈액 내에 잔류할 수 있는 것이다. 단백질이 극심하게 감소하는 경우 필요 이상으로 많은 수분이 조직에 축적되며, 혈류 내로 재흡수가 일어나지 않는다. 혈류 내로 들어가지 못한 체액은 림프관으로 유입되는데, 이 체액이 림프액이다. 체액은 궁극적으로 혈류로 유입된다. 림프액은 수동적으로 이동한다. 즉 림프액을 림프관 바깥으로 보낼 수 있는 펌프 같은 것은 없다.
유미관(암죽관, lacteal) 또한 림프관의 일종으로서 위장관에서 지질을 흡수하는데 관여한다. 각 유미관은 소장의 융모에서부터 시작되며, 작은 유미관들은 하나의 커다른 흉관(가슴관, thoracic duct)으로 합쳐진다.
림프관은 주병의 림프절로 이어진다. 이들 림프절들 또한 결체 조직 내에 존재하는 림프 조직 중의 하나이다. 미생물이 체내로 침입한 부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림프절이 방어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림프절 내에 있는 대식세포(macrophages)는 림프액 중에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들이 존재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비장(spleen)은 복강 내에 존재하는 붉은 갈색을 띤 커다란 장기인데,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림프절이 림프액을 걸러내듯이 비장을 혈액을 걸러낸다. 비장에는 많은 림프구들이 존재하며, 혈액 내에 항원이 존재하는 지를 검사한다. 림프구들 중에는 항체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분비하는 세포들도 있다. 비장은 또한 노화된 적혈구들이 모이는 장기이기도 하다. 비장은 적혈구의 저장 창고와 같은 역할을 하며, 혈류에서 적혈구가 필요해지면 비장 내의 평활근이 수축하여 적혈구를 혈류로 내보낸다. 비장은 많은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는 아니다. 종양이 생겼거나 혹은 창상에 의하여 손상을 받는 경우, 수술로 비장을 제거한다.
골수(bone marrow)도 면역계에서 중요한 부분으로서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백혈구를 생성한다. 생체가 처음 항원을 인식하면 일단 그것을 포식(phagocytosis)하고자 하는데, 이러한 포식작용을 담당하는 세포가 호중구(neutrophil) 및 대식세포이다. 혈중 단핵구(monocyte)가 조직으로 이주하여 분화된 세포가 대식세포이다. 대식세포는 항원제시 새포로서도 작용하며 포식된 항원(세균 등)은 세포 내에서 분해되고, 그 절편들은 세포 표면으로 이동한다. 항원제시 세포들은 다른 면역 세포의 활성을 유도할 수 있다. 대식세포는 또한 면역반응의 활성에 필요한 물질들을 생성하고 분비한다.
이러한 물질들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혹은 복제를 지연시킬 수도 있다. 또한 면역세포들을 유인하여 항원이 보다 용이하게 포식되도록 한다. 이 물질들 중에서는 손상된 세포를 죽이는 것도 있다. 어떤 물질은 체온 조절에 관여하는 시상하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로 인하여 열이 나거나 체온이 상승할 수 있는데, 이것은 감염병에서 나타나는 가장 전형적인 증상 중의 하나이다. 발열에 의하여 동물은 불쾌감을 느끼게 되겠지만, 이러한 생리현상도 병원균으로부터 생체를 보호나는 기능 중의 하나이다. 체온의 상승에 의해 병원균이 죽거나 그 증식이 억제될 수 있다. 발열은 또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의 사멸을 촉진할 수도 있다. 체온이 높을 때 림프구, 포식구, 항체 등의 활성은 강력해진다.
* 정상 체온 : (개) 38.9℃ / (고양이) 38.6℃
염증은 물리적인 손상 혹은 병원균의 침입에 대한 반응으로써 유발될 수 있다. 면역계의 세포들에서 분비되는 다양한 물질들이 면역반응에 관여한다. 국소적으로 혈관을 확장하고, 모세혈관의 혈관 이주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보다 많은 백혈구 및 항체가 염증이 일어난 조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염증의 전형적인 4대 증상은 체온 상승, 발적, 부종, 통증이다. 염증이 발생하면 감염된 부위로 백혈구들이 대량 유입된다. 림프구는 항원제시 세포와 접촉하며, 각각의 림프구는 특정한 항원을 인식하도록 되어 있다. 항원을 인식한 세포는 자극을 받아서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특정한 항원에 대하여 반응할 수 있는 림프구의 숫자가 증가한다. 이때 증식하는 모든 세포들은 동일한 세포들이므로, 이러한 증식을 클론증식(clonal expansion)이라고 부른다.
림프구 중에는 B세포 혹은 B림프구로 불리는 세포가 있다. 각각의 B세포들은 단지 한 종류의 항원에만 반응한다. 이러한 클론 증식을 하는 B세포들 중 일부는 항체생성 세포(plasma cell, 형질세포)로 분화한다. 항체생성 세포의 세포질세망 및 골지체는 일반 세포들에 비하여 매우 풍부하게 존재하며, 이러한 세포 내 소기관들은 단백질의 합성 및 분비에 관여한다. 항체생성 세포는 고유한 형태의 단백질을 분비하는데, 이것을 항체라고 부른다. 항원에 대한 반응으로 항체를 생성하는 것을 체액성 면역(humoral immunity)이라고 한다.
항체는 B세포를 자극하였던 동일한 항원결정기와 결합한다. 항체는 분자량이 큰 단백질로 네 개의 폴리펩티드 체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구조는 영어 알파벳의 Y자와 유사하다. Y구조 중 팔에 해당하는 부위는 특정한 항원과 결합하는 수용체 영역이며, 이 영역은 항체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크게 알부민과 글로불린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항체는 글로불린 분획에 존재한다. 따라서 항체 단백질을 면역글로불린(immunoglobulin)이라고도 한다. 한 종류의 항체생성 세포는 한 종류의 항체 분자만을 대량으로 생성하며, 이렇게 형성된 항체는 모두 한 종류의 항원만을 표적으로 하여 공격한다.
병원균은 자신의 표면에 많은 종류의 항원결정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많은 종류의 항체들이 하나의 병원균 표면에 결합할 수 있다. 이러한 항원-항체의 복합물은 포식세포를 자극하며, 포식세포는 보다 용이에하게 이 복합물을 포식하고 파괴한다. 한편 병원균의 표면에 결합한 항체 자체가 병원균을 무력화시키기도 한다. 병원균의 일종인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기 위해서는 세포 표면에 일단 결합해야 하는데, 바이러스에 결합한 항체는 이러한 결합을 차단할 수 있다.
항체가 만들어지는 장기는 주로 림프절이지만, 비장 및 골수에서도 생성된다. 병원균이 침입한 장소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림프절에서 면역반응이 신속하게 일어나며, 이를 통하여 병원균이 혈류로 들어가서 전신으로 확산되는 것을 저지한다.
면역 및 면역반응(Immunity and Immune Response)
동물이 처음 항원에 노출된 후 충분한 양의 항체가 생기기까지는 3~14일 정도가 소요된다. 림프구가 항원을 인식하고 클론 확장을 하며 항체를 생성하는 이러한 반응을 일차 면역반응(primary response)이라고 한다. 항체 생성 세포는 활성화되면 매 시간당 수백만 개의 항체 분자를 생성할 수 있으며, 항체생성 세포의 수명은 4~5일 밖에 되지 않는다.
클론 확장된 세포들 중 일부는 기억세포가 된다. 기억세포는 항체를 그다지 많이 생성하지 않으며, 대신 오랜기간 생존한다. 기억세포의 역할은 동일한 항원에 재차 노출되었을 떄 보다 신속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기억세포는 소량의 항원만 있어도 즉시 반응하여 면역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따라서 반응이 즉시 일어날 뿐만 아니라 생성되는 항체의 양도 훨씬 많아진다. 기억세포에 의한 이러한 반응을 이차 면역반응(secondary response)이라고 하며, 이는 동물이 동일한 항원에 두 번째로 노출되었을 때 전염성 질환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
면역반응에는 항체에 의하여 일어나는 체액성 면역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외에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이 있으며, 이 반응의 주된 역할은 T림프구에 의하여 일어난다. T세포는 골수에서 유래한 미성숙 세포가 흉선(thymus gland)까지 이동하여 성숙 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흉선은 흉곽(thorax) 내에 존재하는 림프 장기이다. T림프구는 흉선으로 이동하여 항원에 반응할 수 있는 세포로서 성숙 분화한다. 각 T세포는 한 종류의 특이적 항원결정기에만 반응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항원에 반응할 수 있는 T세포는 분화 과정 중에 제거된다.
성숙 분화 과정이 완료된 T세포는 흉선을 나와 다른 림프조직으로 이주한다. 흉선은 출생시부터 다른 장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크며, 태아 및 출생 초기에 매우 활동적인 장기이다. 동물이 성장하면서 흉선은 서서히 퇴축되어서 나중에는 장기의 크기가 매우 작아진다. 개우 경우 생후 5~6개월령부터 퇴축되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은 체액성 면역반응과 함께 협동적인 작업을 수행한다. 항체는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을 증가시킨다. T세포 및 대식세포는 감염된 세포, 변역된 세포, 병원균, 기타 외래성 항원들을 공격하고 제거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다른 동물로부터 이식된 장기 및 조직을 공격하는 데 관여하는 반응도 세포 매개성 면역이다.
T세포가 외래 항원에 노출되면, 클론 증식을 하게 된다. 이러한 T세포들 중 대부분은 림프절을 떠나서 손상된 세포를 공격한다. T세포는 일부 암세포도 공격할 수 있는데, 암세포는 원래 고유한 세포와는 다른 항원을 발현하기 때문이다. T세포는 또한 효소를 분비하여 공격하거나 혹은 면역계의 다른 세포들을 활성화시킨다. 활성화된 T세포 중 일부는 기억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기억 B세포처럼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으며, 동일한 항원에 재차 노출되었을 떄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다. 능동면역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침입한 병원균을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이 필요하다. 혈중의 항체 농도는 쉽게 측정할 수 있고 이를 통하여 체액성 면역반응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지만, 세포 매개성 면역반응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보다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감염된 장소에는 많은 세포들이 모여든다. 호중구, 림프구, 대식세포 등이 침입한 병원균을 공격한다. 이 감염 부위에는 침입한 병원균 외에도 손상되거나 죽은 조직세포들 및 조직액이 존재한다. 이렇게 세포 및 세포 파편들이 모여 농(pus)을 형성한다. 농이 모여 있는 것을 농양이라고 부른다.
동물이 동일한 항원에 두 번쨰로 노출되었을 때 감염이 잘 일어나지 않는 현상은 오래 전부터 관찰되었다. 기억세포의 신속한 작용에 의하여 감염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이 기전은 백신의 작용 원리이기도 하다. 영국 의사였던 Edward Jenner는 179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백신을 발견하였다. 우두(cowpox)는 젖소의 유두에 발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제너는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 우두에 노출되었던 사람들은 천연두(small pox)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제너는 우두에 감염된 소의 발진 부위에서 채취한 분비물을 사람에게 접종하였다. 수개월 후, 이번에는 천연두 환자에서 채취한 분비물을 접종하였는데 천연두가 발병하지 않았다. 우두에 노출되었던 사람은 이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는데, 이 항체가 천연두 바이러스에도 작용하여 감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백신은 병원균을 순화시켜 제작할 수 있다. 병원균은 약화되어 접종을 통해 체내로 들어갔을 때 증식할 수는 있으나 임상적인 질환까지는 일으키지 않는다. 이러한 백신을 순화 생균백신(modified live vaccine)이라고 한다. 이 외에 병원균을 죽여서 만든 백신도 있다. 이 경우 병원균은 체내에서 더 이상 증식하지는 못하지만 항원성은 유지하고 있어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침입한 병원균 자체보다는 병원균에서 분비하는 독소에 의하여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독소를 순화시킨 것을 백신으로 사용한다. 이것을 변성독소(톡소이드, toxoid)라고 부르며, 이것은 항원성을 유지하고 있되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 사멸백신(killed vaccine)을 처음 접종하면 일차 면역반응이 일어나며, 2~4주 후 추가접종(booster)을 하면 이차 면역반응이 활성화된다. 이로 인하여 혈중 항체 농도가 상승하고, 항원에 대한 기억이 성립된다. 대부분의 순화 생균백신의 경우 1회 접종만으로 강력한 면역력을 유도할 수 있는데, 백신 내에 함유된 병원균이 체내에서 증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항원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혹은 자연감염에 의하여 능동면역이 활성화된다. 항원에 노출된 동물은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그 항원을 기억하게 된다. 이후에 동일한 항원이 체내에 침입하면 기억반응이 작동하여 그 항원을 제거한다. 능동면역(active immunity)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은 최소한 6개월간 지속되지만, 수년 혹은 평생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수동면역(passive immunity)은 한 동물에서 생긴 항체를 다른 동물에 주입함으로써 형성된다. 수동면역의 가장 전형적인 예는 어미의 항체가 자식에게 전달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초유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어미의 초유(colostrum)에는 매우 많은 양의 항체가 포함되어 있다. 출생 직후의 신생 동물의 위장관은 항체를 파괴하지 않고 체내로 흡수시킬 수 있다. 흡수된 항체는 혈류로 유입됨으로써 면역력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항체의 흡수 능력은 빠르게 감소하므로, 태어나자마자 초유를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동면역에 의한 면역력은 일시적이다. 일반적으로 수동면역에 의하여 유지되는 면역기간은 수주에서 수개월 중도이다. 항체의 농도가 높을수록 면역이 유지되는 기간도 길어진다. 어린 동물에 백신 접종을 할 때, 수동면역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순화 생균백신을 강아지에게 접종하는 경우, 만일 어미의 항체가 잔류하고 있으면 이 항체가 생균백신 내의 항원과 결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백신 내의 병원균은 증식하지 못하고, 따라서 강아지는 그 병원균에 대한 면역력을 거의 갖기 못하게 된다. 모체이행항체가 감소되었을 때 백신을 접종해야만 적절한 능동면역이 일어날 수 있다. 개체차를 극복하고 가능한 한 이른 시기부터 능동면역을 가지게 하기 위하여, 백신을 주기적으로 재차 접종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강아지의 경우, 전형적으로 생후 6~8주령에 첫 백신 접종을 하며, 14~16주령이 될 때까지 3~4주 간격으로 추가접종을 한다. 감염에 대한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순화된 생균백신을 사용하며, 접종하는 시기를 앞당기고 접종 횟수도 증가시킨다.
임상분야(Clinical Pratice)
파상풍은 Clostridium tetani 세균이 분비하는 독소에 의하여 발병한다. 이 세균은 산소가 거의 없는 상처에 기생할 수 있다. 거세를 위하여 생식기에 고무 밴드를 감아 놓는 경우 이러한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파상풍은 산업동물에서 자주 발생하며, 특히 거세 혹은 뿔을 제거하는 작업 이후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적절한 백신 접종을 통하여 파상풍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1) 항독소 혈청을 주사하여 수동면역을 가지게 하는 것이 있다. 항독소 항체는 파상풍 독소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항체로서, 미리 백신 접종을 받아서 고농도의 항체를 함유하는 동물에서 채취한다. 동물의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을 때 항독소를 주사하여 미리 수동면역을 가지게 할 수 있다. 수동면역의 효과는 일시적이지만, 주사 후에 즉시 효과가 나타난다.
2) 동물을 불활화된 독소, 즉 톡소이드로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다. 톡소이드는 동물에 질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독소에 대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이러한 백신을 감염 위험성이 높아지기 최소한 1주 혹은 2주 전에 미리 접종해 놓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능동면역이 형성되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백신은 주사제이며, 일부 백신은 비강 내로 투여한다. 일반적으로 비강 내(intranasally)로 투여하는 백신은 순화 생균백신으로, 동물에 국소적으로 매우 강력한 면역력을 가지게 하며, 비강을 통하여 유입되는 병원균에 의하여 발병하는 호흡기성 질병을 예방한다. 비강 내에 항체가 증가하여 바이러스가 체내에 부착하지 못하므로,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다. 개의 켄넬코프(kennel cough, 전염성기관지염)는 이러한 방식으로 예방한다. 켄넬코프를 유발하는 원인 세균의 종류는 다양하며, 코의 분비물을 통하여 동물에게 전파된다. 이 질병에 걸리면 심한 기침을 하게 되는데, 개들을 비좁은 장소에서 같이 키울 때 자주 발병한다. 백신은 이 질병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병원균이 아닌 항원에 대해서도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기 중에 있는 꽃가루에 대해서도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항원은 매우 약한 항원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모든 동물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감작(sensitization)이라는 것은 이러한 allergens들에 대한 면역반응을 의미한다. 감작된 동물에는 IgE가 고농도로 존재한다. IgE는 호염구(basophil) 및 비만세포(mast cells)의 표면에 결합한다. IgE가 항원에 결합하면 이들 세포는 자극을 받아서 히스타민(histamine), 세로토닌(serotonin) 등을 분비한다. 이 물질들은 평활근을 수축시키며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증가시킨다. 이 반응이 일어날 때 종종 심한 가려움증(소양증, pruritus)을 동반한다.
아토피(atopy) 역시 외래 항원에 대한 감작 상태를 의미한다. 개, 고양이는 꽃가루, 먼지, 집먼지진드기(dust mite) 등 매우 다양한 알레르겐에 대하여 아토피를 나타낼 수 있다. 아토피에 걸린 동물은 털 빠짐, 가려움증 등의 전형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가려움으로 인하여 자신의 피부를 긁다 보면 상처가 생기고, 이를 통하여 이차감염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예가 건초열(hay fever)이다. 상부 호흡기관 및 눈으로 히스타민이 분비되어 콧물이 흐르고, 재채기를 하며, 눈이 가렵고 눈물이 멈추지를 않는다.
항히스타민제는 이러한 알레르기 상태를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된다. 항히스타민제는 히스타민이 원래 결합해야 할 수용체에 결합하여 히스타민의 생리현상을 차단한다. 따라서 항히스타민제가 가장 효력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알레르겐에 노출되기 이전에 복용해야 한다. 항히스타민의 작용 기전은 히스타민이 자신의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알러지 반응이 전신에 나타나고 치명적일 때, 이것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부른다. 아나필락시스는 약물이나 백신에 의하여, 혹은 곤충에 쏘이거나 다른 동물의 혈청(예를 들어 수혈)을 주입받았을 떄 발생할 수 있다.
히스타민과 세로토닌이 전신으로 분비되면서 기관지 수축과 혈관투과성이 증가한다. 처음에 피부는 발적되고 부풀어 오르며, 심한 소양증을 느끼게 된다. 심박동이 증가하고 혈압은 저하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후두가 종창되고 세기관지가 수축되어 호흡이 어려워지며 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이때 에피네프린은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면역계는 많은 전염성 질환을 진단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다. 소의 전염성 질환 중에서 유산을 일으키는 것이 있는데, 혈액 내의 항체를 이용하여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역가(titer)는 혈액 내에 존재하는 항체의 농도를 나타낸다. 순차적으로 희석한 혈청을 이용하여 양성반응을 나타내는 가장 낮은 농도의 값을 역가라고 정의한다. 역가는 희석된 배율을 이용하여 그 값을 정하는데 예를 들어 역가가 1:250이라고 하는 것을 1:64의 역가보다도 더 많은 항체가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동물의 혈액을 검사한 결과 높은 역가가 나왔다면, 이는 이 동물이 병원균에 노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이 결과로는 동물이 언제 감염원에 노출되었는 지 알 수 없으며, 백신 접종에 의한 것인지도 판별할 수 없다. 감염이 최근에 일어났으며 이것이 유산의 원인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이중검사(paired test)를 적용해야 한다. 즉 유산이 일어났을 때 즉시 혈액을 채취(급성기 시료)하고, 이후 2~4주 후에 다시 혈액을 채취(회복기 시료)하여 각 시료에 대한 역가를 측정한다. 유산의 원인이 감염원에 의한 것일 경우, 급성기 시료에 비하여 회복기 시료의 역가가 4배 이상 증가해야 하며 이것을 혈청전환(seroconversion)이라고 한다. 혈청전환이 일어날 수 있는 첫번 째 경우는 병원균에 노출된 후 즉시 유산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다. 이 상태에서는 급성기 혈액 시료의 역가는 매우 낮다. 수주가 경과한 후 면역반응이 일어난 회복기 혈액 시료에서는 그 역가가 4배 이상 증가한다. 두 번쨰 경우는 유산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이미 병원균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다 이때는 급성기 시료 내의 역가가 매우 높다. 시간이 경과되면서 감여원이 제거되고 항체도 감소하면서, 회복기 시료의 역가는 4배 이상 낮아진다.
우유 내의 프로게스테론을 ELISA(Enzyme-linked immunosorbant assay)검사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이 검사법을 이용하여 혈액 내 항원 혹은 항체를 측정할 수 있다. 기생충 질병 중 하나인 심장사상충증(heart-worm disease)도 ELISA 검사로 진단한다. 우유의 프로게스테론을 측정할 떄,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항체는 시험관 바닥에 고정시켜 놓는다. 우유를 그 시험관에 첨가하면, 우유 내의 프로게스테론이 그 항체 와 결합한다. 여기에 효소와 프로게스테론의 복합물을 첨가한다. 우유 내의 프로게스테론과 결합하지 않은 항체들은 이 복합물과 결합한다. 이후 효소에 대한 기질을 첨가하여 발색이 되는지의 여부를 측정한다. 만일 우유 내의 프로게스테론이 고농도로 존재하면, 발색반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프로게스테론 농도가 낮다면 발색반응이 일어난다. 많은 진단검사 방법들이 이와 유사한 원리에 의하여 이루어지며, 효소 대신에 방사성불질이나 형광물질을 붙여서 측정하는 방법도 있다.
신생동물도 면역예를 가지고 있다. 즉, 외래 항원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어린 동물은 침입한 병원균을 공격할 수 있는 면역글로불린을 아직 스스로 생성할 수 없다. 이때는 초유를 통하여 흡수한 어미의 이행항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모체의 이행항체의 농도가 높을수록 보다 높은 방어력을 나타내겠지만, 이러한 수도면역의 효과는 일시적이다. 만일 신생동물이 초유를 통하여 공급받는 항체의 양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며, 관절질환, 설사, 폐렴, 뇌 감염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초유에 항체가 결핍된 경우에는 수동 면역이 적절하게 형성되지 않는다. 신생동물이 항체를 체내로 흡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는 행후 6~12시간 이내이다. 이 시간이 지나면, 초유를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혈액 속의 항체는 증가하지 않는다.
수동면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몇 가지 요인들이 있다. 우선은 1) 초유의 질이 좋지 않을 때이다. 이러한 현상은 조산으로 태어났거나 혹은 분만 전에 초유가 이미 나와 버린 경우에 일어날 수 있다. 초유의 질은 초유측정기(colostro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한다. 시험관에 우유를 넣고, 길쭉한 부유물을 담근다. 초유의 질이 좋을수록 면역글로불린 단백질의 양이 많으며, 따라서 비중이 높아진다. 이떄는 우유에 잠긴 부유물도 높게 떠오르게 된다. 초유의 질이 좋으면 우유 위로 올라온 부유물의 길이도 길어져서 우유의 위쪽 경계면에서 부유물의 녹색이 보이게 된다. 반대로 초유의 질이 좋지 않으면, 부유물은 많이 가라앉아서 적색이 보이게 된다.
초유의 질이 좋다고 하더라도 2) 섭취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역시 수동면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난산으로 태어났거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쇠약해진 신생 동물을 초유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 수동면역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는 혈중 항체농도를 측정함으로써 판단할 수 있다.
소 바이러스성 설사(BVD, bovind viral diarrhea)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는 설사를 심하게 하고 죽을 수 있다. 또한 감염된 소는 불임, 유산, 분만장애, 폐렴 등이 같이 발병하기 쉽다. 일부 송아지들이 이렇듯이 오랜 기간 동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다는 것은, 이 바이러스가 그 농장에 오랫동안 잔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지속감염(persistently infected)된 송아지는 감염원에 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지속감염 상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생존하면서 바이러스를 계속해서 퍼트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임신 기간 중 90~120일째에 이미 태내의 송아지는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것이 자신의 항원인지 인식할 수 있다. 이 시기에 BVD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송가지는 그 바이러스의 항원을 자기(self)라고 인식하게 된다. 지속감염된 송아지는 간헐적으로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으므로 문제가 된다.
* 농 pus
* 농양 abscess
* 다리부종 stocking up
* 비강 내 intranasally
* 순화 생균백신 modified live vaccine
* 역가 titer
* 체액성 면역 humoral immunity
* 초유 colostrum
* 파상풍 tetanus(=방선상균증 lockjaw)
* 혈청전환 seroconver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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